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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교육 투자없이는 ‘과학 한국’ 미래도 없다
첨부파일 조회수:1558 2004-12-23
2004-12-21/한겨레 얼마 전 과학기술부 안에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새로 출범한 것을 기념하는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우리나라의 중장기 과학기술 혁신정책을 세우고 국가혁신체제와 연계한 연구개발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해 과학기술 중심사회를 구축한다는 혁신본부의 비전은 일단 긍정적 평가와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연구개발을 이뤄내는 주체인 사람을 키워내는 계획과 지원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는 시급히 보완돼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학업 성취도 국제비교(PISA)’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15살)들의 수학·과학 성취도 평균은 조사 대상 41개 나라 가운데에서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해 최상위권이지만, 흥미도와 학습동기는 일본과 함께 매우 낮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우수한 청소년의 이공계 진학 기피로 이어져 우수 과학기술 인력을 확보하는 데 큰 차질을 빚게 할 것이다. 특히 세계가 지식을 창출할 능력 있는 창의적 인재를 확보하려는 전쟁에 돌입했다는 21세기에, 청소년의 수학·과학에 대한 흥미도가 이처럼 낮은 현상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살아 숨쉬는 교육 현장을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일전에 우리나라를 찾은 미국 프린스턴대학 총장은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면 곧바로 독자적 연구를 시작해 4학년이 되면 상당한 연구결과가 축적되는 교육을 하고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실제로 해외 유수 대학의 학생들은 대학에서 연구과제를 수행하다가 학업 동기를 얻어 대학원에 진학하고 학부 때의 연구가 평생 연구의 주제가 되기도 한다. 또 학부에서 이들이 수행한 연구가 때로는 산업계의 기술 혁신에 기여해 미국 실리콘밸리의 첨단기업 탄생을 주도한 사례들도 있다. 심지어 고등학생 대상의 연구프로젝트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이런 교육을 받은 외국 학생들과 우리 학생들이 경쟁하고 협력해야 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답답해진다. 미국 국립과학재단의 교육 관련(초·중등과 학부·대학원) 예산은 전체 예산의 17%(1년에 9억 달러) 수준으로 교사 연수, 학부·대학원생의 연구 지원 등 다양한 인적 자원 개발 프로그램에 전략적으로 지원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연구개발 투자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늘었지만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는 유난히 인색하다. 어렵사리 수립된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 계획도 국회에서 1순위로 삭감되거나 잘리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투자 대비 성과를 평가하기가 어려운 면도 있지만 당장 성과가 눈에 드러나는 하드웨어의 투자만 강조하는 근시안적 관점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과학기술 교육 투자에 인색해서는 ‘과학 한국’의 미래는 없다. 정부기관의 과학기술 정책 담당자와 국회위원은 물론이고 교육 종사자, 그리고 언론매체 모두 과학 교육의 혁신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고 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이혜숙 이화여대 교수·수학, 와이즈거점센터소장 hsllee@ewh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