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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에 예후 없다" 과기원 문희태 교수 수학적 증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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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조회수:1576 | 2004-04-22 | |
2004-04-21/중앙일보 여건 되면 폭발 … 기존 이론 뒤집어 혼돈을 의미하는 카오스 운동은 인과관계의 고리로 해석된다. 원인 없는 결과가 없듯 카오스 운동은 초기 조건에 민감한 예측불허의 운동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나비가 펄럭이면 미국에 폭풍우가 몰아칠 수 있다. 2002년 이탈리아와 맞붙은 월드컵 16강전에서 안정환이 골든골을 넣기 한참 전인 연장 5분에 골키퍼 이운재가 공을 멀리 차지 않고 가까운 선수에게 던져주었다면 경기 양상은 전혀 달라졌을 수 있다. 그만큼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치부되는 조그만 사건이 거대한 사건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카오스 운동의 핵심이다. 카오스 운동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주된 관심은 "안정적인 주기운동이 어떻게 카오스 운동으로 넘어가는 것일까"였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 세가지의 일반적인 경로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지금까지 밝혀졌다. 주기운동이 준주기로 접어든 뒤 서서히 카오스로 넘어간다는 준주기 경로, 주파수가 점점 급증하면서 카오스로 진입한다는 화이겐바움 경로, 일시적으로 카오스 운동을 보이다 카오스로 완전히 넘어선다는 간헐성 경로 등이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의 문희태 교수는 이와는 전혀 다른 이론을 '피직스 레터' 4월호에 발표해 세계 물리학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1997년 카오스 운동에 대한 새로운 수학적 방법론을 제시하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는 문교수가 이번에는 수학적 방법론의 결정판을 들고 나온 것이다. 문교수는 일반적인 주기운동이 아무런 예후를 보이지 않더라도 여건만 되면 언제든지 카오스 운동으로 접어들 수 있음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지금까지 제시된 이론과 달리 카오스 운동으로 접어드는 새로운 경로를 발견한 것이다. 그동안 카오스 운동으로 접어들기 직전에는 크고 작은 예후들이 나타나면서 혼돈을 예고한다는 게 카오스 이론이었다. 문교수는 "기존의 카오스 연구는 비교적 변수가 적은 대상에 국한돼 왔다"며 "이번에 얻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변수가 많은 주식시장.정치현장 등에 적극 접목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널뛰기 증시, 탄핵사태 등으로 어지러운 정국 등을 카오스 이론으로 설명해보이겠다는 포부다. 정치인이 아무리 정교한 결단을 내리고 복잡한 조작을 꾀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예측하지 못한 작은 사건들이 합해져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문교수는 현재 자신의 이론을 정치.사회.경제학적인 현상에 접목하기 위한 '복잡계 연구센터'의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미 1984년 미국은 사회.경제학적인 현상 등을 카오스 운동으로 이해하려는 목적으로 '산타페 연구소'를 세웠다. 복잡계 연구분야의 간단한 예가 군집현상이다. 강물 속으로 뛰어드는 나그네쥐 무리에 섞인 한 마리 한마리는 자신이 죽음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군집에 휘몰린 경우다. 인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87년 뉴욕증시를 뒤흔든 '블랙 먼데이' 또한 어느 순간 우연히 촉발된 매도주문이 군집을 이룬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군집현상을 활용해 한 도시의 미래를 그려볼 수도 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대 훔퍼트 교수팀은 베를린 등 세계 여러 도시의 군집현상에 대한 연구결과를 대구시에 적용, 2010년의 대구를 예상해냈다. 문교수는 "주기적인 평온 상태가 사전 경고 없이 카오스적 재앙으로 돌입할 수 있다는 사실이 수학적으로 증명된 만큼 예측 못할 카오스적 사건들에 대한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튼튼한 규율이나 대비책을 세워놓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재우 기자 jwshim@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