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_bg

Korean Collection for Type Cultures

KCTC에서 제공하는 정보 및 문의 게시판 입니다.

KCTC 소식

생명공학 비판서 펴낸 전방욱 교수
첨부파일 조회수:1631 2004-02-04
2004-02-04/연합뉴스 "생명공학의 위력이 우리의 삶을 점점 더 지배해 나가는 시점에서, 과학자들은 생명공학의 상품화를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그 위험성은 재대로 지적하지 않고 있어요" 전방욱(48) 강릉대 생물학과 교수는 그의 저서 「수상한 과학」(풀빛 刊)에서 생명공학의 위험성과 연구자들의 윤리 불감증을 강하게 비판했다. 연구자가 직접 생명공학의 폐해와 과학자의 윤리성을 문제삼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책은 유전자 변형 식품을 둘러싼 이해관계와 위험성, 생명복제와 시장선점 경쟁, 복제인간을 둘러싼 윤리적 문제, '인기 과학자'에 대한 언론의 편파적 보도태도 등을 알기 쉽게 소개했다. 대학에서 식물학과 생명윤리교육론을 강의하고 있는 전 교수는 대부분의 생명공학자들이 연구활동의 유용성만 역설할 뿐, 연구 결과가 가져올 이익이나 위험성은 불명확한 채로 남아 있다고 주장한다. "과학자들은 생명공학을 개발하고 이를 대중에게 전파하는 것으로 자신의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생명공학의 결과물이 윤리적 검토보다 훨씬 앞서 나가기 때문에 생명과학자들은 '윤리적 회색지대'를 헤매고 있는 셈이죠" 전 교수는 배아복제 문제를 대표적인 예로 든다. 그는 과학자들 사이에 '어느 시점에서 배아를 생명체로 인정할 것인가'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며, 보통 자의적인 기준으로 생명을 판단하는 수가 많다고 말한다. "생명공학의 경우 '가치중립적인 태도'는 있을 수 없어요. 생명공학처럼 현실과 밀접히 맞닿아 있는 분야에서 가치중립성을 언급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에요" 전 교수는 "통제되지 않는 과학기술은 위험하다"며 "과학자들 스스로 생명공학의 이익과 위험성을 철저하게 밝힐 사회적, 윤리적 의무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를 위해 ▲과학자가 자신이 처한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것 ▲일반 대중에 정확하고 투명한 정보를 제공할 것 ▲다른 분야의 학자들과 정보를 교환할 것을 주장한다. "과학은 대중의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해야 해요. 과학자는 연구 성과에만 주목하지 말고 결과물의 사회적 영향에 대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대중의 참여와 인문ㆍ사회과학자와의 교류가 중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어요" 전 교수는 한국생명윤리학회에 정작 자연과학 연구자들이 거의 참여하지 않는 상황이 우리 생명공학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덧붙였다. "생명공학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연구를 흔히 '쓰레기 과학'이라고 불러요. 환경주의 논리나 정치색이 짙은 연구라고 폄하하는 말이죠. 하지만 안정성을 점검하는 연구에 투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기업의 논리만 강조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매도가 과연 정당할까요?" 전 교수는 캐나다 캘거리 대학에서 생명윤리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기 위해 이달 중 출국한다. 일반인들이 생명윤리와 관련된 문제들을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이번 연구의 최종 목표이다. 272쪽. 1만2천원. <함보현 기자 hanarmdri@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