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머니투데이
10여년 전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지휘자 강마에(김명민 분)는 툭하면 상대를 향해 '똥덩어리'라고 모욕했다. 상대할 가치조차 없다는 극단적 경멸의 표현이다.
세상에서 가장 원초적이고 더러운 것으로 치부되던 '똥'은 오늘날 과학계가 분석해야 할 하나의 우주다. 똥의 40%를 차지하는 장내 미생물에서 과학자들은 인간을 해석한다. 여기에서 그 사람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상태를 읽는다. 잘하면 수명도 예측할 수 있다.
말하자면 똥은 그 사람의 축소판이고 추적 가능한 인생지도다.
◇제2 DNA, 인간을 지배하는 장내 미생물 = 사람 몸 안에서 사는 미생물은 사람 세포보다 10배 많다. 유전자로 치면 사람 유전자보다 미생물 유전자 총합(마이크로바이옴)이 100배다. 미생물 총 무게는 1.3~2.3kg으로 추정된다.
장은 미생물들의 군락지다. 큰 창자에 세균 수가 4000종에 이른다는 학계 보고도 있다. 장 속에서 미생물들은 비타민을 만들기도 하고 사람이 소화하기 힘든 종류의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을 대신 소화해주기도 한다. |